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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패는 아니었습니다.
경기를 마친 뒤 만난 김보름은 지난 4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 습니다.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아무도 나를
응원 안 해주면 어떡하지란 고민 속에 준비했던 대회.
그간의 두려움을 날릴 만큼 많은 응원 속에 뛰었습니다.
정확히 4년 전인 2018년 2월 19일, 김보름에겐
악몽이 시작된 날입니다.
노선영, 박지우와 2018 평창올림픽 팀추월에 나선 김보름은 마지막
바퀴에서 세 번째 주자로 달리던 노선영을 고의로
챙기지 않았다며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매서운 비난 속에 나선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냈지만 축하는 없었습니다.
김보름은 펑펑 울며 큰절을 올렸습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의 특별감사로 고의성 의혹을 벗었습니다.
그러나 김보름에겐 이미 큰 상처가 남은 뒤였습니다.
큰 시련에도 계속해서 자신을 다잡은 김보름은 다시 이곳,
올림픽 무대에 꿋꿋하게 섰습니다.
4년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오늘 4년 동안의 아픔과 상처가 조금은 아물었던
시간이 된 것 같다며 베이징 올림픽의
의미를 돌아본 김보름은 지금은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한 것 같습니다.
응원을 받는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다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어요.
결승에선 레이스 중간부터 앞쪽에서 달리는 전략을 세웠지만
뜻대로 이뤄지진 않았습니다.
서둘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다고 패인을 짚은 김보름은
그래도 많이 노력 했고, 열심히했어요.
과정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당당히 말했어요.
지난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지만, 이번 대회에서 메탈리스트로
이름을 남기지 못했어요.
그래도 만족스러운 경기였습니다.
김보름은 메달을 못 따서 너무 아쉽긴 하다면서도 응원
한 마디, 한 마디가 힘이 됐습니다.
응원이 없었다면 5위라는 성적 조차도 못했을 것 같다고 했어요.
지난 16일 김보름은 노선영을 대상으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어요.
알려진 것과 달리 노선영이 김보름을 괴롭혔다는 사실을 인정받은 셈입니다.
그간 마음고생에 비해 300만원의 판결이 아쉽지 않느냐는
물음에 김보름은 정신적인 피해가 인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아쉽긴 합니다.
나는 그 일로 너무나도 힘들었고, 너무 아팠고, 그런
사실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그리고도 그걸 잘 극복해냈기 때문에 돈의 액수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고 보탰습니다.
쉽지 않은 시간을 견뎌온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잠시 말을 고른 김보름은 사실 힘들다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어요.
혼자 이겨내려고 했고, 혼자 무너질 때도 많았습니다.
잘 버텨줘서 수고 했다고 해주고 싶다며 울먹였습니다.
이어 이제는 편하게 웃으면서 쉬라고 해주고 싶다고 보탰습니다.
세 번의 올림픽을 치렀지만 아직 끝은 아닌데요.
힘겨운 시간을 건너오며 더 단단해졌고, 더 큰 용기도 얻었습니다.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이 끝나고 다시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까, 내가 베이징에 갈 수 있을까를 걱정하다
보니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베이징 올림픽도 끝났는데요.
지금부터 마음을 다잡고,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의지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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